2026년 여름, 걸그룹 리센느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4대 대형 기획사 소속도 아니고, 자본금 1천만 원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 소속이다. 발매 2년이 지난 곡이 뒤늦게 음원 차트 1위에 올랐고, 소속사에는 광고 문의가 100건 넘게 들어왔다.
이 이야기를 연예계 가십으로만 보면 재미있는 뉴스 하나로 끝난다. 그런데 법률마케팅을 10년째 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은 전혀 다른 층위의 이야기로 읽힌다. 대형 자본과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쪽과, 그럴 여력이 없는 쪽의 싸움이라는 구도가 지금 법률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정확히 겹치기 때문이다.
이 글은 리센느 사례를 통해, 네트워크 로펌과 개인변호사·소규모 사무소 사이의 마케팅 경쟁을 어떻게 다시 읽어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1. 리센느 사건을 팩트로만 정리하면
먼저 감상은 걷어내고 사실관계만 짚는다.
리센느는 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 5인조로, 2024년 8월 발매한 'LOVE ATTACK'이 발매 당시 차트 900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다 2026년 초, 리더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멤버 미나미가 선보인 콘셉트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 채널은 이후 구독자 120만 명을 넘겼고, 그 관심이 자연스럽게 소속곡 스트리밍으로 옮겨붙으며 'LOVE ATTACK'이 역주행 끝에 멜론 차트 1위까지 올랐다.
소속사인 더뮤즈엔터테인먼트는 대표를 포함한 3인이 1천만 원을 모아 세운 회사였고, 데뷔 이후 음악방송 출연 기회조차 한 번뿐이었을 정도로 자원이 부족했다. 그런 회사가 역주행 이후 광고 문의 100건 이상을 받는 회사로 바뀌었다.
이 변화를 만든 것은 새 앨범도, 대규모 광고 집행도 아니었다.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와 일상을 보여주는 콘텐츠였다.
2. 이 구도, 어디서 많이 본 구도 아닌가
이 사건을 법률시장에 그대로 옮겨보면 구도가 선명해진다.
구분 | 아이돌 시장 | 법률시장 |
|---|---|---|
자본과 물량을 가진 쪽 | 4대 대형 기획사 | 네트워크·대형 로펌 |
자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쪽 | 중소 기획사 | 개인변호사·소규모 사무소 |
대형 쪽의 무기 | 대규모 제작비, 방송 출연 빈도, 유통망 | 광고 집행 예산, 지점 수, 검색 노출 물량 |
중소 쪽이 물량으로 붙었을 때 결과 | 필패 | 필패 |
네트워크 로펌은 전국 지점, 대규모 광고 예산, 인력 규모에서 개인변호사와 근본적으로 다른 체급이다. 검색광고 단가 경쟁, 블로그 발행량 경쟁, 배너 노출 경쟁으로 붙으면 개인변호사가 이길 방법은 구조적으로 없다.
리센느가 만약 4대 기획사와 똑같은 방식으로, 즉 제작비와 방송 출연 빈도로 승부했다면 애초에 경쟁이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른 전략을 썼기 때문에 이긴 것이다.
3. 같은 전략으로는 이길 수 없다 — 그래서 다른 걸 봐야 한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하나다. 물량 경쟁이 아니라면, 남은 선택지는 결국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리센느의 역주행을 만든 콘텐츠는 노래 자체가 아니라 멤버 개인의 캐릭터였다. 특정 멤버의 사투리, 특정 멤버의 콘셉트 연기, 소속사 대표의 창업 서사까지 — 대중이 반응한 것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였다.
법률시장에서 개인변호사가 가진 유일한 비대칭 자원도 이것이다. 네트워크 로펌은 브랜드로 움직이지만, 개인변호사는 변호사 개인으로 움직인다. 어떤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지, 어떤 관점으로 상담을 진행하는지, 어떤 태도로 의뢰인을 대하는지 — 이건 대형 로펌의 규모로도 복제되지 않는 영역이다.
여기서 흔히 나오는 오해가 하나 있다. '사람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을 '나를 예능인처럼 보여준다'로 착각하는 경우다. 리센느 사례에서 정작 중요한 건 그다음 단계다.
4. 관심이 만들어졌을 때, 보여줄 실력이 있었는가
리센느 이야기에서 가장 자주 생략되는 지점이 있다. 캐릭터로 관심을 모은 것과, 그 관심이 실제로 팬덤과 매출로 전환된 것은 별개의 사건이라는 점이다.
관심을 갖고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실제로 들은 것은 'LOVE ATTACK'이라는 곡이었다. 콘텐츠가 재미있어서 검색했는데, 검색해서 나온 결과물의 완성도가 낮았다면 역주행은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캐릭터가 관심을 만들었고, 음악이 그 관심을 붙잡았다.
법률마케팅에 그대로 대입하면 이렇다.
변호사 개인의 콘텐츠(칼럼, 인터뷰, SNS)가 '관심'을 만든다
그 관심을 가진 사람이 검색을 통해 실제로 그 변호사를 찾아본다
이때 검색 결과에 그 변호사의 실무 역량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없다면, 관심은 상담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즉 필요한 건 두 종류의 콘텐츠다. 관심을 만드는 콘텐츠와, 그 관심을 검증받았을 때 만족시킬 콘텐츠. 하나만 있으면 반쪽짜리다. 사람 냄새 나는 콘텐츠로 관심을 끌었는데 정작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게 부실한 사무소 소개 페이지뿐이라면, 그 관심은 상담으로 이어지지 않고 그대로 소멸한다.
5. 그리고 그것이 화수분처럼 계속 나와야 한다
리센느 사례에서 마지막으로 짚어야 할 것은 지속성이다.
역주행 이후 소속사 대표에 대한 화제성 있는 서사가 언론을 통해 계속 퍼졌다. 캐릭터 콘텐츠, 예능 출연, 창업 스토리까지 — 한 번의 히트로 끝나지 않고 관심이 생길 때마다 새로 보여줄 것이 계속 나왔다. 한 곡, 한 번의 화제성으로 끝났다면 지금의 위치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법률마케팅에서 이 부분이 실제로 가장 어렵다. 관심을 만드는 콘텐츠 한두 개, 실력을 보여주는 콘텐츠 한두 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의뢰인이 검색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콘텐츠가 쌓여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건 한 번 만들고 끝나는 캠페인이 아니라 축적의 문제다. 10년간 약 70곳의 법률전문가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관리해오면서 확인한 사실은 하나다. 콘텐츠가 쌓인 사무소와 그렇지 않은 사무소의 차이는 6개월, 1년 단위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차이는 2년, 3년 단위로 누적됐을 때 검색 결과 자체를 장악하는 격차로 벌어진다.
6. 정리 — 네트워크 로펌과 다르게 싸운다는 것의 의미
단계 | 내용 |
|---|---|
1단계 | 물량(광고비, 발행량)으로 네트워크 로펌과 붙지 않는다 |
2단계 | 변호사 개인의 캐릭터·관점·태도에 포커스를 맞춘 콘텐츠로 관심을 만든다 |
3단계 | 관심을 갖고 검색했을 때, 실무 역량을 증명하는 콘텐츠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 |
4단계 | 이 두 종류의 콘텐츠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누적되도록 관리한다 |
리센느 사례가 흥미로운 건 이 네 단계가 의도된 전략이었는지, 우연히 겹쳐진 결과였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결과로 보면 이 구조가 작동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법률마케팅에서는 이걸 우연에 맡길 이유가 없다. 캐릭터 콘텐츠와 실력 증명 콘텐츠, 그리고 그 콘텐츠의 누적 — 이 세 가지는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개인변호사가 네트워크 로펌과 광고 경쟁을 하는 게 정말 불가능한가요?
광고 단가와 노출 물량으로 붙는 방식이라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네트워크 로펌은 지점 수와 예산 규모에서 이미 앞서 있기 때문에, 같은 방식의 경쟁에서는 자원 격차가 그대로 결과로 이어진다. 다른 축(콘텐츠의 깊이, 변호사 개인의 신뢰도)으로 경쟁 지점을 옮기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Q2. '사람에 포커스를 맞춘 콘텐츠'는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변호사 개인의 사건 처리 관점, 상담 태도, 특정 분야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뜻한다. 사무소 소개나 승소 사례 나열과는 다르다. 다만 변호사 광고 규정상 승소율이나 성공 사례를 단정적으로 홍보하는 표현은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은 항상 규정 검토가 필요하다.
Q3. 콘텐츠를 꾸준히 쌓는다는 게 정확히 어느 정도 기간을 말하나요
단기 성과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에도 일부 나타나지만, 검색 결과 자체를 장악하는 수준의 격차는 통상 2~3년 누적된 콘텐츠에서 발생한다. 단발성 캠페인이 아니라 장기 운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로이어애드는 10년째 변호사·법무법인을 비롯한 법률전문직 약 70곳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 다양한 인사이트는 네이버블로그, 인스타그램, 스레드,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